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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B(Tour De Mont blanc) 여행기 7

李乾 2014. 2. 10. 00:33



기사가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호텔 앞이었다. 


호텔 '알펜로즈'는 나처럼 황량했다. 사람의 기척을 느낄 수 없었고, 실내는 어두웠다.


비를 피해 안으로 들어가 잠시 기다리니 주인인 듯한 여자가 왔고, 예약을 했는지 물었다. 


체크인을 하고 빈 몸을 침대에 뉘었다. 


옆 침대에 널브러진  색색의 상하의와 각종 등산용품을 보니 머리가 다시 어지러워졌다. 


일단 어디든 나가보기로 했다. 


우산을 빌려 시내로 향했다.







시내와 시외를 가르듯 흐르는 아르브 강을 건넜다. 


빙하가 얼마나 녹아야 저렇게 강이 희뿌옇게 될까.


비오는 날에 잘 어울리는 빛깔이었다.






샤모니 시내는 제법 북적였다. 


알피니즘의 역사가 시작된 몽블랑, 그리고 몽블랑으로 가는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하는 샤모니.


그래서일까. 도시 전체가 몽블랑을 향해 있는 듯 했다. 


산악도시답게 등산용품점이 즐비했고, 도시를 둘러싼 산맥을 따라 리프트와 케이블카가 보였다.


'산악인의 집'에 들려 TMB에 대한 정보를 얻고, 서점에서 TMB 가이드북을 구입했다.



숙소로 돌아와 맥주 한 캔을 마시고 누웠다. 


방은 작고 어두침침했다. 


커튼을 치자 지하 벙커에서 출격 대기중인 병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유라시아 대륙 어딘가를 날고 있을 내 총을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