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보통날

사랑 1

李乾 2015. 4. 30. 01:36




                                                                                    서울, 반포대교




사랑이라는 단어가 갖는 혹은 주는 의미를 가늠할 수 없었기에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 단어는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기도,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기도 했다.


당신에게 '사랑해'라는 말은 메아리같았다. 먼저 말해야만 울려 되돌아가는. 


내가'사랑해'라고 말하는 순간, 내뱉어진 말은 당신과 나 사이의 대기를 허우적대다가 발산해 먼지가 되었다. 


거기에는 진심이 담겨있지 않기에.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았다. 


말은 의미를 갖기 전에 느낌으로 전달된다는 것을. 


나는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