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이 싫다

그리고 오늘 2010. 4. 30. 18:26

 

지난 주에 회사에서 낯선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우리 부서 부장님의 입사 동기로 소개한 그 분은 보험설계사였다.

부장님께 소개받은 것이 아니고 나와 같은 팀 선배에게 소개받았다고 누차 말하신다.

누구에게 소개를 받았던들 일단 만나기는 해야한다..


생각보다 노안이어서 깜짝 놀랬는데 고객 앞에서는 절대 깍듯하다.

열심히 보험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을 하시고 자기 자랑을 한참 하셨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기에 상품설명서 같은 것을 달라고 했다.


여기서 문제의 보험상품 팜플렛이 나왔다.

팜플렛 표지에는 엄마-아이-아빠 가 환한 모습으로 웃고 있다.

그런데 아빠 쪽 사진은 종이가 반이 접혀 한 겹이 더 있다.

접힌 종이를 펼쳐 보면 아빠의 사진은 없고 빈 자리만 있다.


그 분, 사진에 대해서 설명을 하신다.

'엄마랑 아빠랑 아이랑 있죠?'

사진을 펼치며,

'아빠가 없어졌죠? 자, 이 부분을 저희 xxx보험이 책임져 드린다는 뜻입니다.'



열이 확 올랐다.

대체 무엇을 책임진다는 건가.

이게 바로 내가 보험을 싫어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돈으로 사람을 대신할 수 있다는 마인드.


물론 남은 가족들에게는 돈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그게 아빠는 아니잖아.

정말 이런 개같은 표현의 광고는 구역질이 난다.



이 아저씨는 오늘 그 팜플렛 덕에 나에게 보험을 팔아먹지 못했다.



나는 보험이 싫다.

保險. 위험을 보전하다.

위험을 보전할 다른 방법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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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李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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